최근 국내 바다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확인된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덜 익은 생선을 먹고 이 균에 감염돼 사지를 절단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충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 검게 변하더니...
2023년 9월 1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방송사 KRON4 등에서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생선을 날로 또는 덜 익혀 먹거나, 사람의 상처 부위를 연안 지역 바닷물에 접촉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박테리아 감염을 경고하고 나섰다"라고 보도했습니다.
KRON4는 보도와 함께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로라 바라하스가 생선을 먹고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렸다"라고 감염자의 사례를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로라 바라하스는 지난 2023년 7월 인근 시장에서 틸라피아 생선을 구입해 혼자 요리해 먹은 뒤 비극에 직면했습니다.
이 사연은 로라 바라하스의 친구 안나 메시나가 기부 커뮤니티 '고펀드미'에 올리면서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메시나는 "의료진이 치료를 위해 바라하스를 혼수상태에 빠뜨렸다. 손가락, 발, 아랫입술이 모두 검게 변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그는 "로라는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해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였고, 9월 13일 로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지 네 개를 모두 절단해야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메시나는 "우리 모두에게 정말 힘든 일이었다. 끔찍하다. 이런 일은 우리 중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023년 9월 18일 기준, 3만 6천 달러(한화 약 4,790만 원)정도의 기부 금액이 고펀드미에 모였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경고한 비브리오패혈증은 미국에선 매년 약 150~200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감염자 5명 중 1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끔찍한 균, 한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최근 연안에서 채수한 해수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발견돼 보건 당국은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지난 2023년 9월 5일 전남 광양시는 "광영동 도촌포구에 이어 진월 망덕포구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확인됐다"라고 밝혔습니다.
발병 후 1~2일 안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치명적인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 상승하는 5~6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8~9월에 집중적으로 환자가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비브리오패혈증은 12~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오한,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라며 증상을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발진, 수포 등 피부병변을 동반하는 감염병"이라고 부연을 더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성 간질환자, 알콜중독자,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치사율이 50% 내외로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브리오패혈증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어패류를 충분히 익혀 먹고 피부에 상처가 났다면 바닷물 접촉을 피해야 한다"라며 예방 수칙을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밖에 해수욕을 했을 경우 노출 부위를 깨끗한 물과 비누로 씻어야 하며, 사용한 도마와 칼 소독, 손 씻기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주의 사항을 알렸습니다.
비브리오패혈증과 관련해 김진식 광양시 보건행정과장은 "비브리오패혈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하기 등 예방수칙을 준수해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