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홀로 힘겹게 수레를 끌고 가는 노인에게 우산을 씌워줘 화제에 오른 여성의 뒷 이야기가 공개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내 어깨는 다 젖어도”
2023년 8월 30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모자이크 했지만 보이는 얼굴"이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해당 글에는 "내 어깨는 다 젖어도"라는 타이틀로 보도된 기사의 캡처본과 함께 네 장의 사진이 게재됐습니다.
이 사진은 하루 전인 2023년 8월 2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에 위치한 풍경공원 인근 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진으로 봐도 내리는 빗방울에 눈앞이 막막한 상황, 등이 굽은 노인은 모자 하나만 쓴 채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걷고 있었습니다.
비 때문인지 노인의 수레에는 폐지 하나 없이 비어 그물망만 너풀거리고 있었고, 이때 분홍색 우산을 쓴 한 젊은 여성이 기꺼이 자신의 우산 한 쪽을 내어주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노인 곁에 가까이 붙어 우산을 씌워준 채로 약 1km를 걸어간 여성의 한 쪽 어깨와 몸은 이미 다 젖은 듯 보였습니다.
당시 이 여성은 다른 한 손에 무거운 짐을 들고 있었고, 자신의 몸과 짐, 핸드폰까지 다 젖고 있는데도 노인을 위해 묵묵히 우산을 기울였습니다.
걸을 때마다 비에 젖은 비닐 장바구니에서는 빗방울이 튕겨져 나와 자신의 바지 밑단과 신발을 젖게 했지만 여성은 아랑곳 않고 어르신이 가는 곳까지 함께 발을 맞춰 걸었습니다.
노인과 함께 폭우를 걸은 여성은 "특별한 일도, 별다른 일도 아니다"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히길 꺼려했습니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선행
이후 연합뉴스TV는 2023년 9월 1일 '다다를 인터뷰'를 통해 이 여성에게 도움을 받았던 80대 노인을 만났습니다.
폭우 속 도움을 받은 노인은 "아주 고마웠다. 상당히 고맙더라"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그는 "비가 와서 리어카를 갖다 놓고 밥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해당 인터뷰에서 노인은 "잠깐 기다리라고 해서 마트 가서 돈까지 뽑아서 현금 3만 원을 주시더라. 고맙더라"라며 여성의 또 다른 선행을 추가로 알렸습니다.
쏟아지는 폭우 속, 어르신에게 선뜻 우산을 씌워준 이 여성은 슬하에 자녀를 둔 엄마로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가족에게도 자신의 선행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더욱 감동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 미담을 최초로 보도했던 매체는 여성의 가족과 연결이 닿아 추가적인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 여성의 가족은 "부담스러워 거부했다더라. 사진 나온 것도 부담스럽다고 한다"라며 조심스레 운을 뗐습니다.
이어 "기독교 신앙이 있어서 해야 될 일을 당연히 했다고 한다"라는 당사자의 입장을 대신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