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를 맞이한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의 새로운 캡틴으로 임명된 가운데, 그의 선임 과정과 구단 내부의 실제 반응이 전해져 많은 이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존경 받은 선수, 그러나
2023년 8월 22일(한국시간) 영국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토트넘 전담 기자는 손흥민의 캡틴 선임 과정을 자세하게 보도했습니다.
골드 기자는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선수들에게 미리 언질을 주지 않은 채 손흥민을 주장으로 발표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골드 기자는 "이에 놀라는 선수들도 많았다. 일부 선수는 충격도 받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골드 기자는 "토트넘의 스타 손흥민은 팀에서 가장 오랜 기간 머문 선수 중 한 명이자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이라며 "토트넘의 선수단 내에서도 엄청난 인기가 있는 선수이고 모든 이들에게 존경을 받은 선수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손흥민을 리더로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토트넘에는 베테랑 선수들로 구성된 '리더십 그룹(Leadership Group)'이 존재했던 바, 여기에는 위고 요리스와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등이 포함됐습니다.
골드 기자는 "31살이라는 나이로 팀 내에서 연령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구단 내 리더쉽 그룹에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짚었습니다.
마우리시우 포체티노 감독 시절에는 요리스를 통해 팀의 분위기를 논의했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후에는 선수단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리더십 그룹이었다는 전언입니다.
손흥민보다 8살이나 어린 2000년생인 올리버 스킵도 안토니오 콘테 감독 임기 말미에는 이 그룹에 들었습니다.
항상 나를 위해 그 자리에 있었던 ‘our’ 캡틴
골드 기자는 "그래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로운 주장으로 손흥민을 선임했을 때, 구단 내부와 외부에서 놀라움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골드 기자는 "손흥민의 이름이 나오자 모두가 잠시 대화를 멈췄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이어 그는 "부주장은 신입생인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선임됐다. 이전 리더십 그룹에 포함됐던 선수들은 모두 제외됐다"라고 설명을 보탰습니다.
골드 기자는 또 "손흥민을 리더로 보지 않았던 사람들조차도 그가 주장으로서 도전을 즐기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하는 노력에 놀랐다"라고 구단의 반응을 옮겼습니다.
그러면서 "구단 사람들은 손흥민이 책임감을 가지고 빠르게 성장하는 걸 알아챘다. 예전에는 단순히 선수단 내에서 대중적인 인기 멤버였던 손흥민은 활발한 리더가 됐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골드 기자는 "그 누구도 이미 자신들을 위해 항상 존재했던 손흥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의 인기는 도움이 됐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유니폼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팀의 '아이콘'이었던 해리 케인이 우승컵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새 사령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시즌과 함께 요리스의 뒤를 이어 캡틴으로 임명된 손흥민은 모든 선수단 앞에서 자신이 새로운 주장으로 지목되자 이들 앞에 나서 "이번 시즌은 중요하다"라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손흥민은 이 자리에서 "모두가 주장으로서의 책임을 가지고 좋은 행동으로 훈련 세션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손흥민은 동료 선수들에게 "하나로 뭉쳐 같은 목표를 향해 같은 발걸음을 내딛자. 우리의 중요한 시즌을 위해 나아가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주장으로 선임된 직후 손흥민은 부주장인 제임스 매디슨에게 문자를 보내 "원정 팬들 앞에 둥글게 모여 우리의 일부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자"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실을 언급한 매디슨은 "손흥민은 팬들 앞에서 대화했고 정말로 그들을 움직이게끔 했다"라며 감탄했습니다.
이와 함께 손흥민은 브렌트포드와의 개막전에 응원을 온 팬들에게 선수들을 데려가 인사를 시키면서 고마움을 직접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보도한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무대 뒤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의 캡틴 임명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라며 극찬했습니다.
풋볼런던은 "마지막 호루라기 소리가 난 뒤 손흥민은 경기장에서 팀 동료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찾아가 포옹했다. 그들 모두와 몇 마디를 나눴다. 선수단과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클럽 내부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라며 손흥민이 어떻게 스쿼드를 이끌어나가고 있는지 설명했습니다.
영국 매체 더 부트 룸 역시 "손흥민의 행동은 정말 보기 좋은 일이다. 토트넘의 캡틴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모든 자질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지도력을 갖고 있다. 우리의 새로운 주장이 되기 위한 이상적인 선택"이라며 손흥민을 주장으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모든 사람들은 손흥민이 세계적인 선수라는 것을 안다. 손흥민은 라커룸에 있는 선수단 내에서 그룹을 초월해 모든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2015년 여름 처음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1992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31세이며 지난 1882년 창단된 토트넘 홋스퍼의 41번째 정식 주장, 유럽 대륙을 벗어난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주장 완장을 찼습니다.
2023년 8월 13일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같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로 특별한 순간이다. 우리의 아름다운 클럽의 주장이 되는 건 일생의 영광"이라며 기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여러분 모두를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것들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한 손흥민은 "이제 시즌이 왔다. 우리에겐 훌륭한 선수와 지도자들이 있다. 기억에 남을 만한 하나를 만들어 보자"라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습니다.
